장중 상한가 도달
아이비젼웍스가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 상장 첫날 급등하고 있다.
3일 오전 9시 45분 현재 아이비젼웍스는 기준가(3280원) 대비 680원(20.88%) 오른 3960원에 거래되고 있다. 주가는 장중 상한가인 4260원에 도달했지만, 현재는 상승분을 일부 반납한 모습이다.
2015년 설립된 아이비젼웍스는 하나금융24호스팩과 합병하며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아이비젼웍스는 2차전지 제조 공정에 특화된 비전 검사시스템을 설계·제조하는 기업이다. 영상과 이미지를 통해 제품의 외관적 결함을 자동으로 감지하고 분석하는 머신 비전 알고리즘을 자체 개발해 적용하고 있다.
아이비젼웍스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232억원, 28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28.8%, 48.8% 증가했다.
길기재 아이비젼웍스 대표는 "최근 배터리 화재 우려가 글로벌 이슈로 떠오르면서 배터리 검사장비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며 "머신 비전 기반 2차전지 검사시스템을 한층 더 고도화해 글로벌 배터리 안전성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은 불황이지만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 SPAC)시장은 역대급 활황을 보이고 있다.
올해 스팩과 합병을 통해 증시에 입성하는 IPO기업 수와 국내 증권사들이 신규 상장하는 스팩 수 모두 기존 최다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관측되고 있다.
스팩시장 활황 배경으로는 역설적으로 IPO시장에 불어닥친 불황이 꼽힌다. 스팩은 직상장에 어려움을 겪는 IPO기업을 위한 대체재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증권사들도 IPO시장이 위축되자 대체재인 스팩에 공을 들이며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 스팩시장 뜨겁다···역대 최다 합병·상장 유력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스팩합병을 통해 상장이 가능한 기업 수는 최대 22개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월 20일 하이크코리아가 IBKS제15호스팩과 합병을 통해 상장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9개 기업이 스팩합병으로 증시에 입성했다.
13개 기업은 스팩과 합병 절차를 밟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들과 합병예정인 13개 스팩은 모두 올해 안에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통상 스팩합병을 위한 청구서 제출부터 최종 상장까지는 최소 반년 이상이 소모되기에 13개 스팩 외에 올해 추가로 스팩합병이 이뤄질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
13개 스팩이 모두 계획대로 올해 안에 상장한다면 올해는 역대 최다 스팩합병 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스팩합병을 통한 상장이 가장 많았던 해는 2017년으로 당시 21개 기업이 스팩합병으로 증시에 입성했다. 2017년을 제외하면 스팩합병 상장이 본격화된 2015년부터 통상 한해 10여개 기업이 스팩과 합병으로 상장했고 최근 5년 동안을 살펴보면 2020년 17개 합병이 최다 기록이다.
스팩합병 상장뿐만 아니라 신규상장하는 스팩 수 역시 올해 연간 기록 경신 가능성이 높다.
역대 한해 최다 스팩상장이 이뤄졌던 해는 2015년으로 당시 45개 스팩이 증시에 상장했다. 최근 5년 동안은 통상 연간 20개 정도의 스팩이 상장했으며 2019년에는 30개 스팩이 상장했다.
올해는 1월 20일 상장한 디비금융스팩10호를 시작으로 이날까지 총 20개 스팩이 상장했다.
여기에 공모청약을 진행 중인 IBKS19호스팩과 신영스팩8호를 포함해 8개 스팩이 수요예측 일정까지 확정했다. 이외 5개 스팩은 이미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심사승인까지 받은 상태고 6개 스팩도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이미 제출한 상태다. 이를 정리하면 총 39개 스팩이 상장을 완료하거나 상장절차를 밟고 있다.
스팩 상장은 상장예비심사 청구부터 최종 상장까지 최소 두 달 정도 소모된다. 통상 스팩 상장은 연말에 집중되기에 올해 상장하는 스팩 수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 IPO 불황 대체재···신규 수익원 재조명
올해 스팩시장 활황 배경으로는 IPO시장에 불어닥친 불황이 꼽힌다.
직상장은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을 거쳐 최종 공모금액이 정해지기에 최근 같은 상황에서는 수요예측 과정에서 시장 반응에 따라 기대했던 공모자금을 모으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최근 상장을 확정한 쏘카의 경우 당초 희망공모가범위(3만4000~4만5000원) 상단 기준 2048억원의 공모자금을 모을 계획이었지만 수요예측에서 공모가가 2만8000원으로 낮아지고 공모주식 수도 20%가량 축소되면서 결국 최종 공모금액이 1019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반면 스팩은 공모자금이 상장 당시부터 정해져 있다. 이 때문에 최근 같은 IPO시장 불황에는 기업이 원하는 공모자금을 모을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
한국거래소가 올해 2월 도입한 스팩소멸방식 합병 제도 역시 스팩시장 활황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기존까지는 합병과정에서 스팩이 존속법인이 되고 기업이 소멸법인이 되는 스팩존속방식 합병만 존재했는데 제도도입 이후 합병상장시 기업이 존속법인이 되고 스팩이 소멸하는 방식도 가능해졌다.
이전까지 기업이 스팩합병을 선택하면 신규법인에 인허가 및 라이선스, 기존 거래처와 계약 등을 새로 이전해야 하는 절차적 번거로움이 적지 않았다. 스팩소멸방식 상장이 도입된 이후 비스토스를 시작으로 최근 스팩소멸방식 상장을 선택하는 비율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스팩은 증권사 IPO본부 운용에 탄력도 제공하고 있다. 증권사는 스팩상장시 인수수수료의 절반을 선취하고 기업과 합병시 나머지 절반을 수취하기에 최근 같은 IPO시장 불황에서 스팩상장은 증권사 IPO본부 보릿고개를 해소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스팩 상장은 증권사 IPO 본부의 트레이닝 역할도 하고 있다. 남강욱 ACPC 부사장은 “스팩상장은 증권사 내 IB부서 주니어(저연차 직원)가 실무를 경험하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증권사들은 스팩에서 수요예측에서 1%의 청약수수료를 신설하며 추가 수익도 꾀하고 있다. KB증권이 케이비 케이비제21호스팩에서 수수료를 수취하기 시작했고 신한금융투자와 신영증권, 하나증권도 뒤이어 스팩 수수료를 받기 시작했다.
안경은 세상을 보는 창이며, 패션을 완결하는 잇아이템(it item)이다. ‘안경 쓴 CEO’는 새로운 시각으로 다시 도전에 나서는 CEO의 안경을 바꿔보자는 취지로 준비한 기획물이다. ‘좋은 안경’의 기준을 세우고 자신만의 철학을 고집한 최영훈 프레임몬타나 대표가 3번째로 만난 CEO는 우량 중소기업의 상장과 자금조달을 지원하기 위해 2010년 도입된 SPAC(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 기업인수목적 특수회사)으로 일가를 이룬 남강욱 (주)ACPC 부사장이다.
1999년 창업, 올해 23년째 창립멤버와 함께 회사를 키워가는 남 부사장은 활동적인 이미지 연출을 위해 적재적소에 어울리는 안경을 쓴다고 한다. 이번에 고른 안경은 밝은 갈색 톤의 동그란 원형의 크라운판토 프레임으로 호기심 가득한 이미지가 돋보인다.
짧은 기자생활을 접고 1989년 증권사로 자리를 옮겨 금융인으로 변신한 남강욱 부사장은 특유의 친화력으로 어려운 고비를 극복해 왔다. 그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관은 진정성. 지난 30년을 돌이켜보면 진정성은 고객의 마음을 움직였고, 내부 팀워크를 견고하게 해주는 역할을 했다고 자부한다. 앞으로 하고 싶은 일도 들어봤다.
Q 언론계에서 금융계로 이직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 서울대 신문학과(현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일보에 입사했다. 프로야구를 진심으로 좋아해서 당시 한국일보 계열사였던 일간스포츠를 선택했다. 그런데 좋아하는 것을 일삼아 하려니 고역이었다. 견습기자를 끝으로 이직을 생각했다. 당시 증권시장이 눈에 들어와 굿모닝증권(현 신한투자금융)에 입사했다. 재무제표도 제대로 읽지 못하는 나에게 주어진 일은 투자분석. 일이 재미있었고, 열심히 했다. 덕분에 IPO(기업공개), M&A(인수합병) 등의 분야에 전문성을 키울 수 있었다.
Q 남강욱의 인생에서 가장 큰 도전은 무엇이었나?
- 증권계에서 10여년 일하며 쌓아온 노하우로 창업을 한 것이다. 지난 1999년 5월 M&A팀원들과 독립, ACPC(얼라이언스 캐피탈 파트너즈)를 설립했다. 그때 나이 37살. 당시 팀장이자 입사동기였던 이병훈 현 ACPC 대표와 의기투합해 M&A부티크(사설투자자문업체)를 만들고 23년을 버텨온 것은 생존을 위한 도전 그 자체였다. 1억원으로 시작한 자본금은 지금 100억원을 살짝 웃돌고 있다. 당시 금융권에서 뛰쳐나온 수 백개의 부티크가 대부분 짧게는 1~2년, 길게는 5년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았지만, 우리는 23년을 살아 남아 자본시장에 우뚝 서 있다. 꽃 길도 있었고 가시밭길도 있었지만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대한민국 최고의 스팩투자 전문회사라는 명성을 얻게 되었다.
Q 가시밭길도 있었다고 했는데, 어떤 위기가 있었고 어떻게 극복했나?
- 키워드는 두 가지다. 팀워크와 진정성. 조직 내부 인력들 간에 팀워크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했으며, 고객을 대할 때는 늘 참된 마음으로 만났다. 당시 우후죽순격으로 독립했던 많은 부티크가 실패한 이유는 딱 한가지. 잘되면 잘되는 대로, 어려우면 어려운 대로 내부 구성원들간의 갈등이 원인이 되어 조직이 갈라져 종국엔 문을 닫게 된다. 그러나 나를 포함해 이병훈 대표, 같이 창업했던 변해봉 전무(당시 대리) 등 3명의 멤버가 한결같은 마음으로 회사를 꾸려가고 있다. 고객과의 믿음도 단단하다. 한 번 고객으로 인연을 맺으면 대를 이어 우리를 찾고 있다.
증권사 시절부터 고객사였던 유상옥 코리아나 화장품 회장과 지금은 고인이 된 우리나라 최고의 농업회사 농우바이오 고희선 회장과의 인연이 그렇다. 세월을 넘어 2세 경영까지 인연이 깊어지고 있다. 국내 최초의 MBO(Management Buy Out)로 웅진그룹 계열사였던 코리아나화장품을 유 회장의 오너십 회사로 만들었고, 농우바이오는 농협에 매각해 유가족들이 1200억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마련할 수 있도록 도와준 인연 등이 업계에서 널리 알려졌다. 그 덕분에 ACPC는 의리있는 기업으로 소문나는 계기가 됐다.
Q 인생에서 가장 큰 성과를 꼽는다면 무엇인가?
- 2010년 우리나라에 도입된 SPAC 시장에 뛰어든 것이다. 스팩제도는 M&A와 IPO를 섞어놓은 금융제도인데, 원래 M&A 부티크로 시작한 ACPC는 창업 후 15개 회사의 IPO를 성사시키면서 두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투자회사가 되었다. 덕분에 1기 SPAC이 시작될 때부터 여러 증권사의 러브콜을 받았다. 지금까지 21개 기업을 SPAC제도로 자본시장에 상장시키면서 명실공히 대한민국 최고의 SPAC전문회사로 공인받았다. 지금도 9개의 SPAC을 보유하고 있으며, 올 하반기 3개 SPAC을 추가로 설립할 예정이다. 참고로 지난 10년간 SPAC제도로 국내에서 IPO에 성공한 기업은 100개 정도다.
Q SPAC의 강점과 약점을 이야기해 달라.
- 먼저, 강점은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원금보장형 옵션부 금융상품’으로 정의할 수 있다. 공모금액 전체가 금융기관에 예치되어 3년 안에 합병에 실패하면 소정의 이자와 함께 원금을 돌려받는다. 합병에 성공하면 주가상승에 따른 자본이득을 거둘 수도 있는데 지금까지 ACPC가 발기인으로 참여한 SPAC의 수익률을 보면 상당히 높다. 약점은 비상장사와 합병전까지는 거래가 활발하지 않아 유동성이 다소 부족하다는 점과 SPAC 공모 이후 합병까지 최소 1년 이상 걸리는 시간적 부담을 들 수 있다. 여유가 있는 일부 자산가들 중에는 여러 SPAC에 자금을 분산투자해 수익을 꾸준하게 올리고 있다.
Q 잘못된 판단으로 저지른 실수 혹은 실패의 기억 한가지만 꼽는다면?
- 창업초기 닷컴 버블에 힘입어 꽤 큰 돈을 벌었다. 흔히 30대에 번 돈은 지키기 어렵다고 했는데, 그 말이 틀리지 않았다. 100억대라는 난생처음 만져보는 큰 돈을 벌었는데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지 못했다. 전략도 실패였다. 공인회계사를 많이 채용해 파트너는 일을 따오고 실무는 회계사에게 맡기자는 전략은 내부 직원들의 초심을 무너뜨리는 자충수가 됐다. 누군가에게 맡기고 스스로 나태해지는 분위기가 조직 내 팽배해졌고, 잔고는 비어갔다. 2004년 어느 날 회사통장 잔고에 몇 백 만원밖에 남지 않아 직원들 월급을 걱정하게 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결국 초기의 야성을 끌어내는 방향으로 심기일전했다. 월급을 대폭 삭감하고 법인카드는 회수했으며, 대신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해 성과 위주로 조직의 분위기를 쇄신, 파트너들의 야성을 살려냈다. 그 덕분에 회사는 초심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Q 이제 남강욱은 무엇을 바꿔야 할까.
- 나이 육십이 되고 보니 이제는 나를 위한 삶보다 젊은 세대를 위한 일을 하고 싶어졌다. 30여년간 직장생활을 통해 일에 대한 본질을 파악하는 눈은 기른 것 같아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나의 경험을 젊은 친구들과 공유하고자 하는 마음이다. 책과 음식을 화두로 정했다. 매주 한 권 이상의 책을 읽고 SNS에 정성을 다해 서평을 올린다. 400권 넘는 서평이 쌓였는데 조만간 젊은 직장인에게 필요한 책 50권을 골라 서평집을 출간해 볼 생각이다. 더불어 파인다이닝(fine dining) 위주로 매 주 한두 곳씩 방문해 미식탐방 후기를 올린다.
Q 안경을 선택한 기준이 궁금하다.
- 다양성은 지속가능한 성장의 핵심 요소다. 내게 안경은 다양성의 상징이다. 안경 4개를 번갈아가면서 쓰는 데 활동적인 이미지를 연출하기 위한 나만의 패션 노하우다. 이번 프로젝트도 변화에 능동적으로 적응하는 리더의 이미지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SK증권이 역대 7번째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을 상장시킨다. 발기인으로는 ACPC가 참여한다. 함께했던 4호스팩이 최근 상장폐지된 만큼 이번 협업으로 만회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에스케이증권7호스팩'은 코스닥 상장을 위한 청구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했다. 작년 3월 SK6호스팩에 이어 약 1년 8개월만에 재개하는 스팩이자 역대 7번째다.
상장 예정 주식 수는 총 362만주다. 스팩 공모가액(주당 2000원)을 감안하면 약 72억4000만원 규모다. 한국거래소에 공시된 공모 예정 주식 수는 30만주로 약 6억원이다. 다만 실제 공모액은 이보다 훨씬 큰 60억원 규모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스팩에 참여한 발기인은 ACPC(Alliance Capital Partners Corporation)다. ACPC는 약 60만주(6억원) 규모의 신주를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 SK증권도 신주와 전환사채(CB) 등을 포함해 약 6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했다.
SK증권은 그동안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2018년 7월 SK 계열로부터 분리된 이후 IPO 주관 업무는 매년 한두건 정도만 담당했다. 22일 기준 SK증권의 2021년 IPO 주관 업무는 SK리츠가 유일하다. SK바이오사이언스, SKIET, 디엔디플랫폼리츠 등은 인수 업무를 담당했다.
매년 담당했던 IPO 주관 업무는 대부분 스팩이었다. SK증권은 2018년 에스케이에이씨피씨4호스팩, 2019년 SK5호스팩, 2020년 SK6호스팩 등을 상장시켰다.
다만 성과는 그리 좋지 않다. 2015년 첫 스팩 이후 성공한 건은 디와이디대양(전 한강인터트레이드)과 합병한 SK2호스팩이 유일하다. SK5호스팩과 SK6호스팩은 현재 합병 대상을 물색 중이다.
ACPC와는 이번이 두번째 협업이다. 지난 2018년 ACPC와 함께 상장시킨 에스케이에이씨피씨4호스팩은 윙스풋과의 합병을 시도했다. 하지만 합병에 실패하고 지난 10월 상장폐지됐다. 당시 신주 8억5000만원어치를 인수했던 ACPC는 적잖은 손해를 봤다.
한번의 실패를 겪었지만 ACPC와 협업을 이어간다. ACPC는 국내 스팩 발기인 가운데 가장 높은 업력을 자랑한다. 2010년 이후 매년 꾸준히 스팩 합병을 시도하며 60%가 넘는 성공률을 기록하는 중이다.
22일 기준으로 올해 합병이 성사된 12건의 스팩 중 3건을 담당하며 발군의 성과를 내고 있다. 씨엔알리서치(NH17호스팩), 파이버프로(한국9호스팩), 블리츠웨이(대신밸런스9호스팩) 등을 담당했다.
이번 스팩의 시가총액을 감안했을 때 SK증권과 ACPC는 약 1000억원 내외의 가치가 예상되는 기업을 합병할 예정이다.
ACPC(Alliance Capital Partners Corporation)가 2021년에도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 SPAC) 시장에서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 엔에이치스팩20호의 발기인으로 선정된 데 이어 신한금융투자와도 스팩 작업을 함께하기로 결정했다.
◇엔에이치스팩20호, 청구서 접수 예정
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엔에이치스팩20호 발기인을 ACPC로 선정했다. 모집가액은 약 500억원 규모로 알려졌으며 조만간 거래소에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ACPC는 엔에이치스팩20호로 NH투자증권과 일곱 번째 스팩 합병 협업을 추진한다. ACPC가 KT캐피탈, LB인베스트먼트 등과 발기인으로 참여했던 우리스팩1호는 2010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으나 합병 대상을 찾지 못해 2013년 상장 폐지됐다.
이후 우리스팩2호와 우리스팩3호는 각각 큐브엔터와 고려시멘트와 합병하는 데 성공했다. 엔이이치스팩5호는 상장 2년만인 2017년 이노인스트루먼트와, 엔에이치스팩12호는 작년 6월 와이즈버즈와 합병했다. 엔에이치스팩17호는 현재 씨엔알리서치와 합병을 위해 거래소에 청구서를 접수한 상태다.
엔에이치스팩20호에 앞서 23일 엔에이치스팩21호가 먼저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우신벤처투자가 지분율 99%로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총 746만주가 상장될 예정이다. 통상적으로 스팩 공모가가 2000원에서 결정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약 150억원 규모로 예상된다.
엔에이치스팩20호가 코스닥에 상장한다면 NH투자증권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에 초대형 스팩을 각각 1개씩 보유하게 된다.
NH투자증권은 지난 5월 엔에이치스팩19호로 유가증권시장에 발을 들였다. 대우증권그린코리아스팩과 동양밸류오션스팩, 우리스팩1호에 이어 네번째 유가증권시장 스팩이다. 공모 규모는 960억원으로 역대 최대다.
◇대신·한국·하나금융·유진 등 다수 증권사와 협업
ACPC는 작년부터 꾸준히 다수의 증권사들과 스팩 합병 작업을 해오고 있다. 대신밸런스제9호스팩도 최근 피규어 제작 업체 블리츠웨이를 피합병법인으로 선정했다. 작년 연말쯤 코스닥에 상장한 한국제9호스팩과 하나금융제17호스팩은 아직 피합병법인을 찾고 있는 단계다.
지난 10일에 코스닥 상장 청구서를 접수한 유진스팩7호에도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유진투자증권과 6년만의 스팩 협업이다. 상장 예정 주식수가 501만주임을 감안했을 때 약 100억원 규모로 예상된다.
ACPC는 이외의 증권사들과도 협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신한금융투자와 150억원 규모의 스팩을 구성하기로 결정했다.
ACPC 관계자는 "스팩 시장에서 좋은 결과물들을 내고 있는 만큼 다양한 증권사와 함께 작업하려고 한다"며 "엔에이치스팩20호에 이어 최근에는 신한금융투자와 협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유진투자증권이 6년만에 ACPC(Alliance Capital Partners Corporation)와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 SPAC) 합병을 협업한다. 스팩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발기인과 증권사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다만 최근 스팩 주가의 기이한 상승이 합병 작업에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피합병법인 입장에서는 스팩 주가가 높을수록 향후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이 크게 희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진스팩7호, 공모액 100억 예상
유진투자증권은 최근 한국거래소에 '유진스팩7호' 코스닥 상장을 위한 청구서를 접수했다. 상장 예정 주식수는 501만주다. 이중 400만주를 공모할 예정이다. 통상적으로 스팩 공모가액이 주당 2000원에서 형성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시가총액은 약 1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유진스팩7호의 최대주주이자 발기인은 지분율 79.2%를 보유한 ACPC다. 시가총액을 감안했을 때 약 80억원 가량을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 ACPC는 금번 스팩을 통해 유진투자증권과 약 6년만에 스팩 합병 대상을 찾을 계획이다.
유진투자증권은 지금까지 7호를 제외하고 총 6번의 스팩 상장을 시도한 바 있다. 이중 1~3호 스팩 합병 작업을 ACPC와 함께했다.
스팩1호는 상장 후 1년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질소 산화물 제거 촉매제 개발사인 나노와 합병에 성공했다. 유진에이씨피씨기업인수목적2호도 2017년 유도무기, 항공전자 관련 제어 장치 부품 개발사인 이디티와 합병하며 코스닥에 안착했다.
하지만 2015년 9월 코스닥에 상장했던 스팩3호는 피합병 대상을 찾지 못하고 2018년 상장폐지됐다. 다만 스팩시장에서 평균 합병률이 30%가 되지 않던 상황에서 ACPC와 이미 두 번에 걸쳐 성공을 거둔 만큼 괜찮은 성적표였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과거에 함께해서 좋은 결과물을 낸 경험도 있었고 최근 이해 관계가 맞아떨어져서 다시 함께 작업하게 됐다"고 밝혔다.
◇ACPC와 스팩 합병 성사 2건
ACPC 입장에서도 유진투자증권과의 협업은 좋은 성과를 기대할 만한 대목이다. 유진투자증권은 중소 하우스 중에서는 스팩 합병 성공률이 비교적 높은 편이다.
상장폐지된 3호 이후 한동안 스팩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유진투자증권은 최근 2년 사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19년에 4호와 5호를 코스닥에 상장시키더니 올해 3월에도 6호를 코스닥에 올렸다.
성과도 조만간 가시화될 예정이다. 그리트 프라이빗 에쿼티 정명훈 대표이사(지분율 83.3%)가 발기인으로 참여한 4호는 반도체 부품 제조업체 프로이천을 피합병 법인으로 선정하고 4월 청구서를 접수했다.
스톤브릿지벤처스(지분율 98.04%)가 발기인으로 참여한 5호도 비슷한 시기 영상·음향기기 제조업체 포커스에이치엔에스를 피합병법인으로 채택했다.
◇스팩 주가 상승…합병 작업에 역효과
다만 최근 스팩주들의 인기가 되려 스팩 합병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스팩은 그 회사 본연의 특성상 합병 구체화 여부를 제외하면 별다른 실적이 없다.
합병 대상 기업이 발표되기 전까지는 주가가 거의 움직이지 않지만 최근에는 별다른 소식도 없이 주가가 급등하는 현상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 3월 상장한 유진스팩6호는 최근 주당 3000원 선을 기록하는 중이다. 6월 1일에는 최고가인 604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스팩은 역설적이게도 주가가 상승할수록 합병 대상을 찾기가 힘들다. 스팩 주가가 오를 수록 피합병법인 주주로서는 지분 희석이 심해져 다른 스팩을 찾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합병금액이 2000원일 때 스팩주와 피합병법인의 합병비율이 1대 10이라고 가정한다면 피합병법인 주식 1주당 스팩 10주를 주면 된다. 그런데 스팩주의 주가가 상승해 합병금액이 4000원으로 오르면 피합병법인 주식 1주당 스팩 5주를 줘야 한다.
피합병법인의 주식 가치가 그만큼 떨어지는 것이다. 피합병법인 입장에서는 상장하면서 더 많은 주식을 스팩주에 줘야하기 때문에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이 크게 희석될 수 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스팩주의 경우 주가 상승분이 클수록 피합병법인을 찾기가 힘들다"며 "다른 스팩주들과 비교해봐야겠지만 최근 주가가 기이하게 급등한 스팩의 경우 주가가 안정화될 때쯤 합병을 물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한2호, 드림시큐리티 합병
전체 합병성공 스팩의 20% 차지▶마켓인사이트 8월30일 오후 3시44분
얼라이언스캐피탈파트너즈(ACPC)가 발기인으로 참여한 신한제2호스팩은 정보기술(IT) 보안업체 드림시큐리티와 합병한다고 30일 공시했다. ACPC가 참여한 일곱 번째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의 ‘짝짓기’ 성공이다. 국내에서 비상장사와 합병했거나 합병 절차를 밟고 있는 전체 스팩 가운데 약 20%에 해당하는 수치다.
두 회사의 주주총회 등을 거쳐 합병 절차가 마무리되면 드림시큐리티는 내년 2월 코스닥시장에 우회상장한다. 드림시큐리티는 범진규 대표가 지분 60.29%를 갖고 있다. 지난해 매출 143억원, 영업이익 22억원을 올렸다.
신한제2호스팩은 ACPC가 발기인으로 참여해 신한금융투자와 함께 2014년 10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회사다. ACPC가 47만6000주(지분율 8.6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ACPC가 참여한 스팩들은 2012년 하이비전을 필두로 한일진공 큐브엔터 나노 SGA솔루션 등 5개 비상장사와 합병했다. 이달 초부터 합병 절차를 밟고 있는 씨아이에스와 드림시큐리티까지 포함하면 7개에 달한다. 스팩은 비상장사와 합병해 기업을 우회상장시킬 목적으로 증시에 상장하는 서류상 회사(페이퍼컴퍼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09년 12월 스팩제도가 도입된 이후 지금껏 36개 스팩이 비상장사를 우회상장시켰거나 우회상장 절차를 밟고 있다. 이 가운데 ACPC가 참여한 스팩이 19.4%를 차지한다.
스팩 발기인은 공모 과정에서 공모가(통상 2000원)의 절반 가격에 공모주를 인수한다. 비상장사와 합병한 스팩 주가가 공모가 수준만 유지해도 발기인은 투자금액 대비 100%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 ACPC는 신한제2호스팩 공모주 4억7600만원어치를 매입했다.
ACPC는 전 쌍용증권 인수합병(M&A)팀 출신인 이병훈 사장과 남강욱 부사장, 변해봉 전무가 1999년 설립한 기업 M&A 자문사다. 현재 증시에 상장시켜 놓은 채 합병 대상을 찾고 있는 스팩도 7개에 이른다. 직원 8명 가운데 5명이 이들 스팩 대표로 재직하고 있다. 남 부사장은 “올해 안에 두 개 스팩을 추가로 비상장사와 합병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얼라이언스캐피탈파트너스(ACPC)와 VIP투자자문이 전직원을 대상으로 ‘통큰’ 해외여행을 지원해 눈길을 끌고 있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ACPC 전직원 8명은 지난 11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베트남 다낭에 휴양여행을 다녀왔다. 비행기표는 물론 고급리조트를 포함한 여행경비는 전액 회사가 부담했다. ACPC는 1년간 고생한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번 여행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ACPC는 올해 농우바이오 매각자문과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세곳의 합병을 성사시키는 등 활발한 활동을 했다.
가치투자 전문 자문사 VIP투자자문 전직원 30여명도 지난 9월 태국 푸켓에 워크샵을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다. VIP투자자문은 가치투자의 원칙을 꾸준히 지키는 투자자문사로 이름을 알리면서 2조원이 넘는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10년간 누적수익률은 566%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은 '옵션 있는 예금상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팩 전문투자회사인 얼라이언스캐피탈파트너스(이하 ACPC)의 이병훈 대표(52)는 최근 매일경제 레이더M과의 인터뷰에서 스팩의 매력을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아직 합병되지 않은 스팩들의 주가가 공모가 대비 평균 5% 가량 상승해 공모주 투자자들은 5% 안팎의 프리미엄을 얻을 수 있는 데다 합병에 실패해도 원금과 정기예금 금리 수준의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다"며 "합병에 성공해 주가가 오르면 추가 수익도 얻을 수 있으니 '옵션이 있는 예금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은행 예금금리 1%대 시대를 맞아 투자처 발굴에 목마른 투자자들 입장에선 스팩에 투자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ACPC는 총 9개 스팩에 발기인으로 참여해 스팩 전문투자회사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ACPC가 발기인으로 참여했던 '1기 스팩' 3곳 중 2곳이 합병에 성공하자 '2기 스팩'에 도전하는 증권사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러브콜'을 보내와 6개 스팩에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ACPC가 발기인으로 참여한 1기 스팩 중 하이비젼시스템과 합병에 성공한 이트레이드1호스팩은 합병 결의 후 주가가 215%나 올랐다.
스팩에 발기인으로 참여할 때 이 대표가 가장 눈여겨 보는 것은 스팩에 대한 증권사의 열정이다. 합병을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발기인 뿐 아니라 일반투자자들도 추가 수익을 얻을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합병에 실패하면 발기인은 스팩 운영에 들어가는 비용을 고스란히 잃게 된다.
스팩 공모주 투자자들은 어떤 부분을 눈여겨 봐야 할까. 전문가들은 해당 증권사의 과거 실적과 스팩 임원들 면면을 참고하는 수밖에 없다고 조언한다. 이후 합병이 결정됐다면 합병신고서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이 대표는 "합병비율이 적절한지, 합병 대상회사의 성장 잠재력이 있는지 등을 잘 살펴야 한다"며 "업종별로는 IT·부품회사보다는 바이오·소프트웨어 회사와 합병하는 것이 주가가 오를 여지가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스팩은 기업공개(IPO)의 보완재 혹은 대체재로 앞으로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투자기간이 사실상 3년으로 다른 주식투자에 비해 다소 긴 편인 데다 합병에 성공한 이후에도 주가가 급락하면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스팩은 비상장 기업을 인수·합병(M&A)해 우회상장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일종의 서류상 회사(페이퍼컴퍼니)로 상장 후 3년 안에 비상장 우량기업과 합병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스팩은 해산되지만 원금과 정기예금 금리 수준의 수익은 보장받을 수 있다는 것이 매력으로 꼽힌다.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은 원금보장형 옵션금융상품입니다. 합병에 성공할 경우 그 이상의 프리미엄을 누릴 수도 있고요. 투자하지 않을 이유가 전혀 없어요."
최근 스팩 투자 열기가 뜨겁다. 정부가 상장 요건을 완화한 데다, 스팩과 합병한 회사들의 성공 사례가 쌓이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어서다.
증권사들은 스팩 1기의 실패를 교훈삼아 '공모금액은 작게, 합병속도는 빠르게'란 전략으로 2기 시대에 대응하고 있다. 실제 1기 당시 평균 1년6개월 넘게 걸리던 합병 기간이 최근 들어 한달 내에도 이뤄지는 등 성공적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다.
이러한 스팩 '열풍'의 중심에 서 있는 회사가 ACPC다. 스팩전문투자회사인 ACPC는 스팩 시장이 열리기 시작한 2010년부터 다수의 스팩에 발기인으로 참여하며 합병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
이트레이드1호스팩과 합병한 하이비젼시스템(21,750 +1.87%), 키움스팩1호와 합병한 한일진공(900 +0.33%)기계가 모두 ACPC가 발기인으로 참여한 스팩이다. 최근 우리스팩2호(22,550 +7.38%)와 합병한 큐브엔터테인먼트도 ACPC의 작품이다.
남강욱 ACPC 부사장을 만나 스팩 투자법에 대해 들어봤다. 알기 쉬운 스팩투자법이다.
◆ "스팩은 원금보장형 옵션상품…자산가들 몰려"
남 부사장은 복잡한 스팩을 '원금보장형 옵션금융상품'이라고 정의했다. 스팩은 원금이 보장된다는 점에서 안전형 자산에 속한다. 스팩 상장 이후 3년 내 합병이 안될 경우 주주에게는 원금 뿐 아니라 3년치 이자수익을 돌려준다.
"스팩은 원금보장이 된다는 측면에서 안전자산에 속해요. 합병이 되지 않더라도 이자수익을 얻어서 나오면 되고, 합병대상을 찾는 중간에 청산매도하는 방법도 있고요. 또 우량한 회사와 합병하는 경우 프리미엄도 누릴 수 있습니다. 강남의 자산가들이 괜히 몰리는 것이 아닙니다."
실제로 2기 상장스팩 5곳은 모두 공모자금의 100%를 증권금융회사에 예치키로 했다. 다음달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미래에셋제2호스팩도 공모자금을 모두 예치할 예정이다.
공모를 통해 스팩에 투자하는 것이 제일 좋지만, 개인이 받을 수 있는 수량이 크지 않다. 스팩이 상장된 이후라도 공모가 대비 5~10% 상승한 정도의 가격대라면 매수해도 늦지 않다는 조언이다.
"스팩은 합병시 매수청구가가 과거 사례를 감안할 때 공모가보다 5~10%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이를 고려하면 이 수준에서의 투자는 손실위험이 낮죠. 현재 상장돼 있는 스팩에 분산투자하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스팩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는 합병시 대상이 적정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우량한 대상이라면 합병 이후 주가 상승을 기대하면 되는 것이다.
스팩의 매력에 빠진 ACPC는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유진스팩1호(1,760 +1.15%)키움스팩2호(1,345 0.00%)에 발기인으로 참여했으며, 이달 초 설립된 우리스팩3호 및 곧 나올 신한금융투자 2호스팩에도 발기인으로 나섰다.
"1기 스팩에서 성공한 경험을 갖고 있는 증권사가 설립한 스팩에 투자하는 것이 더 나은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팩 설립부터 합병까지 전 과정을 경험해 본 회사와 그렇지 않은 곳은 노하우 측면에서 달라요. 증권사도 중요하지만 발기인으로 누가 참여하는지도 중요해요. 스팩 성공의 절반은 인수합병(M&A)에서 결정이 나거든요. M&A 성공 경험이 많은 발기인이라면 믿을만 하겠지요."
◆ "스팩, IPO보다 비교 우위…열풍 지속될 것"
남 부사장은 당분간 스팩 열기가 식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공개(IPO) 시장이 상대적으로 위축된 상태에서 스팩만의 장점이 더욱 부각될 것이란 이유다.
"현재로서는 스팩이 IPO보다 비교우위에 있다고 생각해요. 가치산정 문제 때문이죠. IPO의 경우 금융당국이 기업가치를 시장 수준보다 할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시장 상황에 따라 공모 성사 여부가 좌우되죠."
그러나 스팩은 이미 공모에 성공한 대상인데다, 가치산정에 있어 금융당국의 손을 덜 탄다는 설명이다. 이 부분에 매력을 느끼는 비상장사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남 부사장은 귀띔했다.
"정부가 일반 상장 요건을 완화한다고 하지만 IPO는 시장 상황과 연동되는 측면이 커요. 규제 완화만으로 위축된 시장을 살리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더 빠르고 간편하게 상장할 수 있는 스팩의 장점이 부각되고 있는 현재와 같은 상황에선 상장 수요가 스팩으로 몰릴 가능성이 커요."
남 부사장은 스팩이 과도하게 많아질 경우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성장 잠재력이 큰 비상장사는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스팩의 핵심은 좋은 합병회사를 찾는 거예요. 성장성이 있고, 저평가된 비상장사를 찾는 게 중요한데 스팩이 우후죽순으로 생기면 합병회사의 건전성을 담보할 수가 없어요. 합병 뒤 주가가 내려가는 회사도 더 많이 나오겠죠. 증권사와 투자자들은 이런 부분을 고려해야 합니다."
남 부사장은 앞으로 스팩이 더 활성화되기 위한 제언도 했다. 주요주주들의 매각제한 규제를 더 낮추는 방향이다.
"공모금액의 20~30% 가량은 기존 주주들의 이익실현이 가능하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것도 스팩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최대주주 지분 매각 규제 완화가 비상장사 오너들의 가장 큰 관심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더벨|이 기사는 06월15일(17:21)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10년 전 외환위기 당시 이뤄진 코리아나화장품 매각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이 딜이 당시 자금압박을 받던 웅진그룹의 숨통을 틔운, 국내 최초의 경영자 인수(Management buyout) 거래라는 것이다.
딜이 성공하면서 웅진은 매출 5조원 규모의 대기업이 됐고, 유상옥 코리아나 회장은 전문경영인에서 오너로 변신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의미심장한 이 거래를 토종 부티크 펌이 주도했다는 데 있다. 얼라이언스캐피탈파트너즈(ACPC)가 그 어드바이저. MBO에 대한 개념이 생소하던 때 780억원 가량의 자금을 모으고 매매 양방의 필요를 맞춘 후 훗날 상장(IPO)을 통한 재무적 투자자(FI)의 엑시트까지 마무리한 주역이다.
ACPC의 주축은 옛 쌍용투자증권 M&A실 출신의 이병훈 대표(사진)와 남강욱 부사장이다. 이들은 국내 증권업계가 M&A 실무에 익숙하지 않았을 때부터 굵직한 딜의 주관을 맡아 거래를 성사시켰던 '1세대 전문가'로 손꼽힌다.
독립한 이후 트랙레코드만 살펴봐도 냉혹한 강호(江湖)에서 쌓은 내공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코오롱상사 및 대웅제약의 기업분할 △㈜에이치원바이오 대주주 지분 인수 △네오웨이브, 신일산업 경영권 방어 △폴리비전㈜ 대주주 지분 인수 △㈜토비스의 네오디스 흡수 합병 △스틱의 동양전원공업(현디피씨) △케이아이씨의 삼양감속기 인수 △골드상호저축은행 매각자문과 등이 ACPC가 주관한 거래다.
이 실적들은 IB가 브랜드로 밀어붙인 거래가 아니라 실력으로 허들(hurdle)이 있는 딜을 성공시킨 것이라 더 의미가 있다.
국내 최대 IB 증권사라 할 수 있는 우리투자증권이 최근 1호 기업인수목적회사(SPAC)를 설립하면서 ACPC를 대표 운용사로 내세운 건 이런 발군의 실력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드러내지 않지만 조용히 일을 처리하는 능력이 SPAC 운용사로서 적격이라는 판단이다.
SPAC의 목적은 공모 성공이나 주가 차익이 아닌 합병 성공과 상장 법인의 가치상승에 있다. 요란하지 않게 거래를 성사시켜 가치를 높이는 능력이 중요하다.
이런 맥락인지 우리스팩1호가 상장에 성공한 뒤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우려와 달리 경영진 반응은 조급하지 않다. 이미 펀딩을 끝마쳤고 당분간은 딜 소싱에만 주력하면 되기 때문에 주가가 요동치지 않는 편이 전체적인 성공을 위해 득이 된다는 판단이다.
이 대표는 "SPAC 주가가 전체적으로 과열된 측면이 있었는데 선의의 투자자를 고려하면 거품이 빨리 빠진 게 좋다"며 "(우리스팩1호도) 합병 전까진 차라리 이대로 시장에서 잊혀지는 게 좋다"고 말했다.
느긋한 대답 같지만 자신감이 묻어난다. 그간의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물밑에서 실무적으로 뛰고 있어 조만간 성과를 낼 수 있을 거란 기대다.
실제 우리스팩1호는 ACPC 뿐만 아니라 벤처캐피탈 업계에서 명성이 높은 LB인베스트먼트와 함께 딜 소싱에 나서고 있다. LB는 LG그룹 오너일가인 구본천 사장이 이끄는 투자회사. LG그룹이나 GS그룹의 주요 사업에 관계된 중소기업들을 어떤 투자사보다 확실히 발굴할 능력이 있다.
여기에 하나로텔레콤(현 SK브로드밴드) 사장을 역임한 박병무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도 사외이사로 합류해 있다. 박 변호사는 글로벌 사모펀드인 뉴브리지캐피탈을 대리해 하나로텔레콤의 최고경영자(CEO)로 기업 가치를 두 배 이상 끌어올린 인물이다.
우리스팩1호가 찾는 합병 대상의 사이즈는 합병 후 시가총액 기준으로 1200억~1800억원 사이. 우리스팩1호의 규모가 400억원이니 합병 후 20~25% 지분을 가정한 예상치다. 예상 타깃의 규모가 비교적크기 때문에 소싱에 어려움이 있을 듯 싶지만 정보기술(IT) 분야의 중견기업 중에선 후보가 상당하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새롭게 도입된 SPAC에서도 이 대표가 성공에 대한 확신을 갖는 이유는 딜 구조 설계와 실무적인 적응력에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ACPC의 이병훈 대표와 남강욱 부사장 콤비는 M&A 딜 뿐만 아니라 국내 최초의 우회상장(Backdoor listing) 거래였던 바른손 상장을 성사시킨 주인공이다. 우회상장이 이후 몇몇 주가조작 거래로 의미가 퇴색한 게 사실이지만 우리 시장에선 시도되지 못했던 제도를 도입해 과감히 실행한 게 주요한 성과다.
지난해 ACPC는 LED 업체 루멘스의 우회상장을 자문했지만 비슷한 기업들이 증시에서 퇴출되거나 주가가 추풍낙엽처럼 떨어지던 와중에도 루멘스는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 지난 거래들을 교훈삼아 타깃을 소싱할 때 기업의 성장성 뿐만 아니라 경영진의 도덕성까지 눈여겨봤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SPAC 합병대상 기업군에 제한을 두지 않았지만 자금을 빠르게 투입해 단기간에 매출을 늘릴 수 있는 산업을 찾고 있다"며 "여러 후보를 골라 경영진을 만나고 기업 내용을 우리 만의 방식으로 꼼꼼히 실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학력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동대학원 졸업
◆ 경력
88.03 ~ 89.11 한국기업평가㈜ 신용평가업무
89.12 ~ 99.05 쌍용투자증권(현, 신한금융투자) 기업금융부, M&A 팀장
99.05 ~ 08.01 얼라이언스캐피탈파트너즈㈜ 대표이사
01.02 ~ 02.05 정보통신부 IT M&A Fund 운영 자문위원
08.11 ~ 10.06 남광토건㈜ 사외이사
07.10 ~ 현재 ㈜에이씨피씨 대표이사
00.12 ~ 현재 ㈜코리아나화장품 사외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