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은 '옵션 있는 예금상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팩 전문투자회사인 얼라이언스캐피탈파트너스(이하 ACPC)의 이병훈 대표(52)는 최근 매일경제 레이더M과의 인터뷰에서 스팩의 매력을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아직 합병되지 않은 스팩들의 주가가 공모가 대비 평균 5% 가량 상승해 공모주 투자자들은 5% 안팎의 프리미엄을 얻을 수 있는 데다 합병에 실패해도 원금과 정기예금 금리 수준의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다"며 "합병에 성공해 주가가 오르면 추가 수익도 얻을 수 있으니 '옵션이 있는 예금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은행 예금금리 1%대 시대를 맞아 투자처 발굴에 목마른 투자자들 입장에선 스팩에 투자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ACPC는 총 9개 스팩에 발기인으로 참여해 스팩 전문투자회사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ACPC가 발기인으로 참여했던 '1기 스팩' 3곳 중 2곳이 합병에 성공하자 '2기 스팩'에 도전하는 증권사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러브콜'을 보내와 6개 스팩에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ACPC가 발기인으로 참여한 1기 스팩 중 하이비젼시스템과 합병에 성공한 이트레이드1호스팩은 합병 결의 후 주가가 215%나 올랐다.
스팩에 발기인으로 참여할 때 이 대표가 가장 눈여겨 보는 것은 스팩에 대한 증권사의 열정이다. 합병을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발기인 뿐 아니라 일반투자자들도 추가 수익을 얻을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합병에 실패하면 발기인은 스팩 운영에 들어가는 비용을 고스란히 잃게 된다.
스팩 공모주 투자자들은 어떤 부분을 눈여겨 봐야 할까. 전문가들은 해당 증권사의 과거 실적과 스팩 임원들 면면을 참고하는 수밖에 없다고 조언한다. 이후 합병이 결정됐다면 합병신고서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이 대표는 "합병비율이 적절한지, 합병 대상회사의 성장 잠재력이 있는지 등을 잘 살펴야 한다"며 "업종별로는 IT·부품회사보다는 바이오·소프트웨어 회사와 합병하는 것이 주가가 오를 여지가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스팩은 기업공개(IPO)의 보완재 혹은 대체재로 앞으로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투자기간이 사실상 3년으로 다른 주식투자에 비해 다소 긴 편인 데다 합병에 성공한 이후에도 주가가 급락하면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스팩은 비상장 기업을 인수·합병(M&A)해 우회상장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일종의 서류상 회사(페이퍼컴퍼니)로 상장 후 3년 안에 비상장 우량기업과 합병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스팩은 해산되지만 원금과 정기예금 금리 수준의 수익은 보장받을 수 있다는 것이 매력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