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이 뛴다④-끝]남강욱 ACPC 부사장 "스팩도 분산 투자가 유리…공모가 5~10%선 OK"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은 원금보장형 옵션금융상품입니다. 합병에 성공할 경우 그 이상의 프리미엄을 누릴 수도 있고요. 투자하지 않을 이유가 전혀 없어요."

최근 스팩 투자 열기가 뜨겁다. 정부가 상장 요건을 완화한 데다, 스팩과 합병한 회사들의 성공 사례가 쌓이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어서다.

증권사들은 스팩 1기의 실패를 교훈삼아 '공모금액은 작게, 합병속도는 빠르게'란 전략으로 2기 시대에 대응하고 있다. 실제 1기 당시 평균 1년6개월 넘게 걸리던 합병 기간이 최근 들어 한달 내에도 이뤄지는 등 성공적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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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스팩 '열풍'의 중심에 서 있는 회사가 ACPC다. 스팩전문투자회사인 ACPC는 스팩 시장이 열리기 시작한 2010년부터 다수의 스팩에 발기인으로 참여하며 합병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

이트레이드1호스팩과 합병한 하이비젼시스템(21,750 +1.87%), 키움스팩1호와 합병한 한일진공(900 +0.33%)기계가 모두 ACPC가 발기인으로 참여한 스팩이다. 최근 우리스팩2호(22,550 +7.38%)와 합병한 큐브엔터테인먼트도 ACPC의 작품이다.

남강욱 ACPC 부사장을 만나 스팩 투자법에 대해 들어봤다. 알기 쉬운 스팩투자법이다.

◆ "스팩은 원금보장형 옵션상품…자산가들 몰려"

남 부사장은 복잡한 스팩을 '원금보장형 옵션금융상품'이라고 정의했다. 스팩은 원금이 보장된다는 점에서 안전형 자산에 속한다. 스팩 상장 이후 3년 내 합병이 안될 경우 주주에게는 원금 뿐 아니라 3년치 이자수익을 돌려준다.

"스팩은 원금보장이 된다는 측면에서 안전자산에 속해요. 합병이 되지 않더라도 이자수익을 얻어서 나오면 되고, 합병대상을 찾는 중간에 청산매도하는 방법도 있고요. 또 우량한 회사와 합병하는 경우 프리미엄도 누릴 수 있습니다. 강남의 자산가들이 괜히 몰리는 것이 아닙니다."

실제로 2기 상장스팩 5곳은 모두 공모자금의 100%를 증권금융회사에 예치키로 했다. 다음달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미래에셋제2호스팩도 공모자금을 모두 예치할 예정이다.

공모를 통해 스팩에 투자하는 것이 제일 좋지만, 개인이 받을 수 있는 수량이 크지 않다. 스팩이 상장된 이후라도 공모가 대비 5~10% 상승한 정도의 가격대라면 매수해도 늦지 않다는 조언이다.

"스팩은 합병시 매수청구가가 과거 사례를 감안할 때 공모가보다 5~10%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이를 고려하면 이 수준에서의 투자는 손실위험이 낮죠. 현재 상장돼 있는 스팩에 분산투자하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스팩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는 합병시 대상이 적정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우량한 대상이라면 합병 이후 주가 상승을 기대하면 되는 것이다.

스팩의 매력에 빠진 ACPC는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유진스팩1호(1,760 +1.15%)키움스팩2호(1,345 0.00%)에 발기인으로 참여했으며, 이달 초 설립된 우리스팩3호 및 곧 나올 신한금융투자 2호스팩에도 발기인으로 나섰다.

"1기 스팩에서 성공한 경험을 갖고 있는 증권사가 설립한 스팩에 투자하는 것이 더 나은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팩 설립부터 합병까지 전 과정을 경험해 본 회사와 그렇지 않은 곳은 노하우 측면에서 달라요. 증권사도 중요하지만 발기인으로 누가 참여하는지도 중요해요. 스팩 성공의 절반은 인수합병(M&A)에서 결정이 나거든요. M&A 성공 경험이 많은 발기인이라면 믿을만 하겠지요."

◆ "스팩, IPO보다 비교 우위…열풍 지속될 것"

남 부사장은 당분간 스팩 열기가 식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공개(IPO) 시장이 상대적으로 위축된 상태에서 스팩만의 장점이 더욱 부각될 것이란 이유다.

"현재로서는 스팩이 IPO보다 비교우위에 있다고 생각해요. 가치산정 문제 때문이죠. IPO의 경우 금융당국이 기업가치를 시장 수준보다 할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시장 상황에 따라 공모 성사 여부가 좌우되죠."

그러나 스팩은 이미 공모에 성공한 대상인데다, 가치산정에 있어 금융당국의 손을 덜 탄다는 설명이다. 이 부분에 매력을 느끼는 비상장사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남 부사장은 귀띔했다.

"정부가 일반 상장 요건을 완화한다고 하지만 IPO는 시장 상황과 연동되는 측면이 커요. 규제 완화만으로 위축된 시장을 살리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더 빠르고 간편하게 상장할 수 있는 스팩의 장점이 부각되고 있는 현재와 같은 상황에선 상장 수요가 스팩으로 몰릴 가능성이 커요."

남 부사장은 스팩이 과도하게 많아질 경우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성장 잠재력이 큰 비상장사는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스팩의 핵심은 좋은 합병회사를 찾는 거예요. 성장성이 있고, 저평가된 비상장사를 찾는 게 중요한데 스팩이 우후죽순으로 생기면 합병회사의 건전성을 담보할 수가 없어요. 합병 뒤 주가가 내려가는 회사도 더 많이 나오겠죠. 증권사와 투자자들은 이런 부분을 고려해야 합니다."

남 부사장은 앞으로 스팩이 더 활성화되기 위한 제언도 했다. 주요주주들의 매각제한 규제를 더 낮추는 방향이다.

"공모금액의 20~30% 가량은 기존 주주들의 이익실현이 가능하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것도 스팩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최대주주 지분 매각 규제 완화가 비상장사 오너들의 가장 큰 관심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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